재건축 시공사 고를 때 브랜드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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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선정은 재건축 사업에서 놓치면 안 되는 선택 중 하나입니다.

대형 건설사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조합원들을 상대로 홍보전을 펼칩니다.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분위기가 달아오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이 사업을

망가뜨리는 시작점이 되기도 합니다.

왜냐구요?

2025년 서울에서만 개포우성4차, 성수2지구, 방배신삼호 등 여러 단지에서 시공사 선정을 둘러싼 집행부 해임과 사업 중단이 반복됐습니다.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브랜드와 홍보에 끌려 계약 조건을 꼼꼼히 따지지 않았거나, 선정 과정이 불투명했다는 것입니다.

시공사는 한번 선정하면 바꾸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계약 조건 하나가 수년 뒤 조합원 분담금을 수천만 원씩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글을 끝까지 읽어보시면 고민하시던 ‘기준’에 대해 명확해지실 겁니다.


1. 시공사는 언제, 어떻게 선정하나요?

시공사 선정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조합 총회에서 진행합니다. 시공사 선정과 변경은 총회의 고유 권한으로, 대의원회가 대행할 수 없습니다.

절차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조합이 입찰공고를 내면 건설사들이 제안서를 제출하고, 대의원회가 총회에 상정할 후보를 6개사 이상 추린 뒤, 조합원 총회에서 과반수 출석·과반수 찬성으로 최종 선정합니다.

건설사 홍보는 조합이 주관하는 합동설명회 2회, 홍보관 1곳으로 제한됩니다. 별도의 개별 홍보는 금지돼 있습니다.

2025년부터는 입찰 단계에서 건설사가 물가변동에 따른 공사비 변동 기준을 제안서에 명시하도록 의무화됐습니다. 과거엔 계약 이후 공사비 분쟁이 반복됐는데, 선정 전에 증액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제도가 바뀐 겁니다.


2. 브랜드만 보시면 안 됩니다.

많은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에서 브랜드를 가장 먼저 봅니다. 당연히 중요합니다. 입주 후 자산 가치와 직결되니까요.

그런데 현장에서 분쟁이 터지는 이유는 대부분 브랜드 뒤에 숨어 있는 계약 조건을 제대로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사비 확정 방식이 핵심입니다. 공사비를 확정 금액으로 제시하는지, 아니면 추후 변동 가능한 구조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둔촌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입주를 한 달 앞두고 시공사가 150억 원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며 기반시설 공사를 중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출처 동아일보

철산 자이 더 헤리티지는 GS건설이 1,032억 원 인상을 요구해 결국 520억 원 증액으로 합의했습니다. 두 경우 모두 계약 단계에서 공사비 변동 기준이 모호했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이주비 지원 조건도 꼼꼼히 봐야 합니다. 건설사가 이주비 대출 이자를 지원하는 방식이 허용돼 있지만, 그 조건이 장기적으로 사업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마감재 기준은 최근 가장 많은 분쟁을 낳은 항목입니다. 개포우성4차가 집행부 전원 해임으로 이어진 발단도 입찰 조건에 특정 업체의 고가 마감재를 단독 지정해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감재는 ‘OO모델 또는 동급 이상’으로 명시하는 게 일반적인데, 특정 제품 단독 지정은 이례적이고 분쟁을 부르는 구조입니다.


3. 단독 입찰은 왜 문제인가요?

경쟁 입찰이 아닌 단독 입찰로 시공사가 선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차례 유찰 끝에 수의계약으로 가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조합원들이 왜 대형 건설사가 아무도 안 들어오나”라고 의문을 품는 게 당연합니다.

단독 입찰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세 가지입니다. 입찰 조건이 특정 건설사에게만 유리하게 설계된 경우, 단지 규모 대비 수익성이 낮아 건설사들이 기피하는 경우, 그리고 지역이나 시기적으로 건설 경기가 위축된 경우입니다.

단독 입찰이라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하지만 경쟁이 없으면 조건 협상력이 떨어지고, 나중에 “더 좋은 조건이 있었는데”라는 불만이 생기기 쉽습니다.

단독 입찰 상황이라면

공사비, 마감재, 분담금 유예 조건 등을 더 치밀하게 협상해야 합니다.


4. 시공사 선정 전 조합이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

계약 조건 관련

  • 공사비 확정 여부 및 물가변동 연동 기준 명시 여부
  • 마감재 기준이 복수 업체 비교 가능한 형태인지
  • 이주비 지원 조건과 사업비 반영 방식
  • 공사 지연 시 패널티 조항 존재 여부

입찰 과정 관련

  • 경쟁 입찰 구조인지, 단독 입찰 위험은 없는지
  • 입찰 공고 내용이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게 설계되지 않았는지
  • 합동설명회 외 불법 개별 홍보 여부

총회 운영 관련

  • 조합원 과반수 직접 출석 요건 충족 가능 여부
  • 전자투표 도입으로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지

선정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시공사를 잘 고르는 것만큼 중요한 게 계약 이후 관리입니다. 선정이 끝났다고 끝이 아닙니다.

사업시행인가 과정에서 설계가 변경되고, 자재값이 오르고,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 공사비 증액 요구가 들어옵니다. 이때 계약서에 변동 기준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는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시공사 선정은 브랜드를 사는 게 아니라 계약을 맺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계약의 디테일이 수년 뒤 분담금과 사업 속도를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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